2009년 12월 02일
득남!
월요일 수업 전의 일이다. 멕시코 문화사 듣는 더스틴이라는 녀석이 빼꼼이 사무실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길래 들어오라 했더니 손에는 뭔가가 한아름 들려있었다. 추수감사절에 집에 갔다가 혼자 사는 내가 생각나서 그리고 한국사람 매운 거 잘먹는다고 해서 집에서 농사지은 콜로라도 고추를 좀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덤으로 저렇게 말린 고추더미도 놓고 갔다. 일단 고추는 과사무실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집으로 가져가고 말린 꾸러미는 사무실 안에 놔두었었는데 오늘 와보니 냄새가 배어 사진에서처럼 사무실 밖 문에다 걸어놓았다. 막상 그래놓고 보니 아들 낳았다고 떡하니 걸어놓은 거 같단 말이지, 웃기게도. 하지만 웃으라고 학기말까지 걸어두고 있으련다.

근데 좀 더 있다보니 또 웃긴거야. 내가 무슨 섬마을 선생님, 아니 강원도 산골 마을에 온 선생 김봉두 같다는 생각이 든거야. 우리로 얘기하면 어떤 애가 집에서 기른 청양고추를 가져온 셈인거 아닌가? 고맙고 감격스럽긴 한데 내가 정말로 시골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셨단 말이지. 그래, 난 이제 시골쥐야, 서울가면 코베이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쥐.
# by | 2009/12/02 17:51 | 트랙백 | 덧글(5)




